공산당 소속 단일 대선후보 선출 효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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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라테르세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달러에 대한 칠레 페소화의 가치는 0.4% 상승했다. 0.9% 오른 전날에 이어 강세다. 페소-달러 환율은 928.08페소로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0.43% 오른 칠레 산티아고 증시의 S&P IPSA 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8291.28로 0.5% 뛰었다.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는 칠레 증시는 2분기에만 7.8% 오르는 등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를 인용, 올해 대선에서 시장 친화적인 보수우파 진영으로 정권이 교체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외환시장과 증권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29일 실시된 진보진영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히아네트 하라 전 노동부 장관(51)이 득표율 60%로 승리, 대선후보 자리를 꿰찼다.
좌파 연정의 한 축인 칠레 공산당 소속인 그는 가브리엘 보리치 현 정부에서 노동장관을 지내며 주 40시간 근무제와 연금 개혁 등을 주도했다.
1990년 칠레의 민주주의 회복 후 공산당원이 진보진영 단일 대선후보로 선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금 개혁 당시 우파진영과의 협상을 주도한 하라 전 장관은 자신을 실용주의자라고 칭했다. 그럼에도 칠레 국민들 사이에서 공산당에 대한 거부감은 상당하다.
1970~1973년 살바도르 아옌데 당시 정부가 사회주의식 경제모델을 도입하려다 칠레 경제를 악화시켰고 군부 쿠데타로 축출돼 몰락한 기억이 국민들 기억에 남아 있다.
공산당은 당시 칠레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한 배후 세력 중 하나라는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진보진영의 대선 필패론이 확산되고 있다.
칠레 금융회사 인터치 캐피탈의 베른드 베르그 애널리스트는 좌파 연대의 대선 패배를 예상하며 "진보진영 연합경선에서 다른 인물이 대선후보가 됐다면 진보진영의 올해 대선은 훨씬 해볼 만한 게임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대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유권자들이 공산당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 중도성향이 강한 우파후보를 지지할 것인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우파진영에서 가장 온건한 성향을 보여 중도 확장성을 가진 우파 연합의 에블린 마테이 후보가 가장 승산 높은 이로 주목받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매주 정기적으로 대권주자 지지율을 조사하는 칠레 여론조사기관 카뎀이 지난달 25~27일 실시한 마지막 조사에선 강성우파로 꼽히는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가 지지율 약 24%로 선두를 달렸다. 하라 전 장관은 약 16%로 2위, 마테이 후보는 약 10%로 3위에 올랐다.
오는 11월 16일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는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그 다음 달 14일 득표율 1위와 2위 후보가 맞붙는 결선이 실시된다. 칠레 대통령의 임기는 4년이며 연임은 금지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