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 통해 기술 포트폴리오 강화
中 무서운 추격…대기업 '마중물' 역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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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최근 미국 로봇 스타트업 스킬드 AI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현재 스킬드 AI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1억 달러를 출연하며 투자를 리드 중인데, 삼성전자는 시리즈B 펀딩에 참여해 약 1000만달러(135억원) 규모의 지분을 확보했고 LG그룹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500만~1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킬드 AI는 로봇 비전 및 자율주행에 특화된 기업으로, 카넬기멜론대학교 출신 로봇 전문가들이 창업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섰으며 피지컬 인텔리전스 등 알고리즘 스타트업에도 투자 중이다.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 로보티즈, 로보스타 등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로봇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기술 내재화가 어려운 로봇 산업 특성상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AI, 센서, 클라우드 등 융합 기술이 중요한 만큼 유기적 협력이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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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제품 상용화도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CES 2024에서 AI 기반 소형 로봇 '볼리(Ballie)'를 공개했다. 볼리는 스마트홈 연동 기능과 AI 기반의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갖춘 생활형 로봇으로 하반기 중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LG전자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대화형 AI가 탑재된 신형 로봇 'Q9'을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LG는 이 로봇을 통해 스마트홈과 스마트워크, B2B 환경까지 로봇 활용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대기업이 로봇 생태계 조성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에도 무게가 실린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과 LG의 움직임은 국내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과 상생하는 구조로 산업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중국 기업들의 거센 추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이 마중물 역할을 하며 자본과 인재, 노하우, 인프라를 총동원해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