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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2조’ 자신한 한미반도체…하반기 해외 수주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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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8. 20. 17:53

상반기 매출 3274억, 전년비 63%↑
역대급 실적에도 목표치 부담 여전
美 마이크론 등 대규모 해외 수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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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 HBM4용 TC 본더4./한미반도체
반도체 장비 시장 '슈퍼 을'로 불리는 한미반도체의 올해 매출 목표 실현에 관심이 쏠린다. 주력인 HBM(고대역폭메모리)용 TC본더 호황에 힘입어 연간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단 의지를 드러냈지만, 상반기까지 3000억원대에 그치면서 시장 컨센서스도 1조원 미만을 향한다. 굳건했던 독점 체제에도 균열이 생기면서 주가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은 가운데 업계에선 해외 고객사를 통한 수주 확대가 목표 달성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한미반도체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274억원, 155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3%, 영업이익은 90% 급증한 수치다. 상반기 호실적의 배경은 역시 TC본더다. TC본더는 HBM 생산공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장비다. 한미반도체는 전세계 HBM3E TC본더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갖추고 있다.

반기 기준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시장의 시선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지난해 연간으로만 전년 대비 200%대 영업이익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고공행진하면서 기대치가 높아진 영향이다. 회사 측은 올해 초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서도 연 매출 1조2000억원, 내년 2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면서 시장의 눈높이를 크게 높였다. 올해 목표치를 위해선 남은 3·4분기 8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하는데 대내적 요인들로 버거운 형편이다.

끈끈한 동맹 관계를 이어왔던 SK하이닉스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TC본더 독점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된 영향이 크다. 지난해 한미반도체 전체 매출(5589억원)에서 SK하이닉스향 비중은 53% 가량으로 추정된다. 전체 매출 중 내수 매출(3282억원) 비중이 58%였던 점에 비춰보면 대부분이 SK하이닉스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한 셈이다. 다만 후발주자격인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 TC본더 공급망에 새로 진입하면서 양사 동맹 관계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SK하이닉스향 TC본더 매출 비중이 40%까지 내려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해외 수주 확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면서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과의 TC본더 거래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앞서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해외 고객사 확보에 집중해왔고, 지난해부터 마이크론에 TC본더를 공급 중이다. 회사 측은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과 관련한 기업설명회를 통해서도 하반기 대규모 해외 수주 가능성을 시사하며 올해 1조원대 매출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정영 한미반도체 부사장은 "글로벌 고객사들이 이미 성능을 인정했고,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해외에서 대규모 주문이 들어올 것"이라며 "향후 3~5년간 해외 매출이 국내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해외 거래를 통한 매출은 26조995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2.4%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22.3%와 비교하면 격차가 두드러진다. 앞서 마이크론도 HBM 물량 확대를 예고한데다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 중심의 반도체 정책을 펼치는 점도 한미반도체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기대 대비 보수적인 국내 고객사의 투자는 해외 고객사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대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로직향 하이브리드 본더 시장 진출을 통해 베시의 독점적인 점유율도 일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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