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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주의 방패’ 출범…중남미 카르텔에 군사적 선전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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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3. 08. 08:55

'치명적 군사력' 동원, 17개국 연합해 범죄 조직 및 테러 네트워크 파괴 선

'돈로 독트린' 본격화…중국 영향력 차단, 서반구 안보 주도권 강화
"멕시코 카르텔, 혼란 조종"...이란에 '베네수엘라 모델' 제시
APTOPIX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도랄 소재 트럼프 내셔널 도랄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주 방패 정상회의'에서 카르텔 범죄 활동 대응을 위한 포고문을 서명하고 있다./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은 7일(현지시간) 미주 지역 범죄 카르텔에 맞서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이 군사력을 동원해 공동 대응하기 위한 연합체를 출범시켰다.

이는 서반구 국가들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을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특히 이란과의 군사 충돌 와중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초점이 여전히 서반구에 있음을 강조하려는 행보로도 해석된다.

USA-TRUMP/AMERICA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도랄 소재 트럼프 내셔널 도랄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주 방패 정상회의'에서 참섬한 정상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로이터·연합
◇ 트럼프 주도 '미주의 방패' 출범…카르텔 대응 군사 협력 선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랄 리조트에서 중남미 국가 정상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미주의 방패(Shield of the Americas)' 행사에서 "우리 협정의 핵심은 치명적인 군사력을 동원해 사악한 카르텔을 파괴하겠다는 약속"이라며 이 연합체에 17개국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여기 모인 지도자들은 우리 반구에서 더 이상 무법 상태를 용납할 수 없으며 용납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으로 하나가 됐다"며 "이 적들을 물리치는 방법은 우리 군대의 힘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 여러분은 그들이 있는 곳만 알려주시면 된다. 우리는 놀라운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사일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석한 정상들에게 "여러분은 여러분의 군대를 사용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우리는 우리 군대를 사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카르텔이 정교한 군사 작전 수행 능력을 발전시켰으며 일부는 매우 고도로 발달했다"며 "그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카르텔이 이 반구의 유혈 사태와 혼란을 조종하고 있다"며 멕시코를 카르텔 폭력의 온상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 카르텔을 군사적으로 소탕하자는 자신의 제안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거절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을 마친 뒤 이 자리에서 '미주 카르텔 대응 연합' 출범을 위한 대통령 포고문에 서명했다.

포고문은 연합체 참여국들이 서반구 내 범죄 카르텔의 영토 통제·자금 조달·자원 접근권을 박탈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은 전투력 확보를 위해 동맹국 군대를 훈련·동원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서반구 밖 악의적 외국 세력 등의 위협을 차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정상들이 '외부 간섭 없이 각국이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를 확인하는 헌장에 서명했다며 이 헌장이 민주적 원칙과 민간 기업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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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놈 미국 '미국의 방패' 특사(왼쪽부터)·마코 루비아 국무부 장관·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도랄 소재 트럼프 내셔널 도랄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주 방패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AP·연합
◇ 시진핑 회담 앞둔 '돈로 독트린'…중남미서 중국 영향력 지우기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정상회의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도력을 강화하기 위한 역내 안보 협력 강화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4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앞두고 지역 안보 협력을 강화하려는 조치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인프라 투자와 무역 확대 등으로 영향력을 넓혀온 서반구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재확립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이번 연합체를 추진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연합체가 마약 밀매 대응뿐 아니라 나르코 테러리즘(narcoterrorism)과 대규모 이민(mass migration) 문제 대응 전략에도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19세기 미국 외교 원칙인 먼로 독트린(Monroe Doctrine)을 변형한 '돈로 독트린(Donroe Doctrine)'을 강조하며 서반구에서 공격적인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또 이번 회의가 멕시코·브라질·콜롬비아 등 주요 국가를 제외한 채 트럼프 대통령과 친화적인 보수 성향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이념적으로 정렬된 블록(ideologically aligned bloc)을 구축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번 회의에는 아르헨티나·볼리비아·칠레·코스타리카·도미니카공화국·에콰도르·엘살바도르·가이아나·온두라스·파나마·파라과이·트리니다드토바고 등 12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정상회의가 지난달 28일 시작된 대(對)이란 군사작전으로 일정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당초 각국 정상과 최소 4분씩 진행될 예정이던 양자 회담이 국가당 약 1분가량의 사진 촬영과 악수 일정으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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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루비아 미국 국무부 장관(가운데)이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도랄 소재 트럼프 내셔널 도랄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주 방패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AFP·연합
◇ 전시 속 '1분 회담' 강행…'카르텔 특사' 놈의 데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어진 '미주의 방패' 업무 오찬 연설에서 "우리는 반구 안보에 분명히 중점을 두고 있다"며 "안보 없이는 경제적 진전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국토안보부 장관 자리에서 경질돼 '미주의 방패' 특사로 임명된 크리스티 놈 특사는 "우리 반구가 더 안전해지고 주권을 더 확보하고 더 번영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놈 특사는 이 자리에서 참여국 정상들과의 소통을 위해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공유했다.

◇ 트럼프, 이란에 적용할 '베네수엘라 모델' 제시..."쿠바, 막다른 골목"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이후 베네수엘라와 미국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에 대해 "그녀는 우리와 함께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과의 석유 산업 협력을 통해 "그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베네수엘라에서 역사적 변혁을 이루는 동시에 쿠바에서도 곧 위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로부터 석유와 자금 조달이 끊긴 쿠바가 "막다른 골목에 놓여 있다"며 "그들(쿠바)은 협상하기를 원한다. 마르코와 나, 다른 몇몇 사람들과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가 '생존 마지막 순간'에 처해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와 매우 쉽게 합의가 이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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