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내역 확인 성분 확대로 오남용 예방
연내 정보 시스템 구축해 불법 사용 예측
'한걸음 프로젝트' 통해 재활 지원도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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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의료용 마약류 공급이 증가하면서, 처방과 유통에서 철저한 관리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 2020년 17억5140만정이었던 의료용 마약류의 처방량은 이듬해 18억정을 돌파해 2023년에는 18억9411만정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파손·도난·분실 등 사고 건수 역시 상승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2934건이었던 마약류 사고는 2023년에는 3884건으로 집계되며, 3년 만에 32.4%나 증가했다.
이에 식약처는 사고 예방부터 중독자 치료까지 다루는 전방위적인 정책을 전개한다. 처방단계 내 안전장치를 강화하며 마약류의 오남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투약 내역 확인 성분에 ADHD 치료제로 알려진 '메틸페니데이트'와 식욕억제제 4개 성분을 추가하며 관리 대상을 확대했다. 추가된 성분들은 투약내역 자동 확인 체계에 포함되며 처방 단계에서 마약류 오남용의 가능성을 '0'에 수렴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의료인의 '셀프처방'에도 손을 댄다. 식약처는 지난달 프로포폴 성분을 셀프처방 금지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후에도 의사협회 등 관련 단체와 협의를 통해 금지 성분 확대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오남용 사전 방지를 위해 빅데이터 활용 폭을 넓히며 효율성 제고에도 시동을 건다. 식약처는 12월까지 마약류 오남용 정보 공동 활용 시스템을 구축해 마약류 불법 사용 및 유통의 사전 예측에 나선다. 그 일환으로 매년 1억3000여건이 넘는 마약류의 취급 정보를 다루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내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식약처의 시선은 사고 예방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올해부터는 '한걸음 프로젝트'가 전개되며 마약류 중독자의 재활 지원에도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프로젝트에서는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의 대상자를 확대, 지원의 범위를 늘려나간다. 기존에는 참여조건부 기소유예자만 연계모델에 참여할 수 있었지만, 검찰과 협력을 통해 그 대상을 기소유예자 중 모든 투약사범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선제적인 지원 대상 발굴을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전국에 위치한 함께한걸음센터는 오는 7월부터 '찾아가는 상담'을 실시한다. 상담 프로그램은 전국의 교정시설과 청소년지원센터를 방문해 중독 대상을 조기에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 5년간 사회로 복귀하기 위한 재활서비스의 수요는 약 2배 증가했다"며 "그에 반해, 지원은 미흡해 마약류 중독자의 단약과 재범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