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를 품은 통합 '대한항공'이 41년만에 새 얼굴로 단장한다. 조원태 회장이 직접 나서 임팩트 있으면서도 심플해진 새 로고를 공개했다. 항공사의 트레이드 마크인 항공기 도장 또한 기존의 하늘색을 살리면서도 메탈릭 요소를 더해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덧입혔다. 스타 셰프와 협업한 기내 서비스는 고급스러운 '파인다이닝'을 구현했다.
국내 유일 국적항공사이자, 세계의 '메가 캐리어'로 재탄생한 완전히 새로워진 대한한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조 회장의 의지다. 특히 통합 이후 세계 11위권의 항공사를 이끌게 된 만큼 조 회장의 책임감도 남다르다. 그는 통합 이후에도 품질 저하는 없다며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다시 한번 약속했다.
11일 대한항공은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라이징 나이트(Rising Night)' 행사를 열고 새로운 CI(Coperation Identity)와 도장을 공개했다. 통합 이후 세계 시장의 '메가 캐리어'로 자리매김하는 만큼 새 단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다짐이다. 이와 함께 한국적인 정체성도 함께 담아내며 국적기로서의 자신감도 표명했다.
조원태 회장은 새 로고를 선보이며 "통합 대한항공은 앞으로 마음과 마음, 세상과 세상을 하늘길로 연결하겠다는 수송의 더 뜻깊은 가치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누구도 넘보지 못할 안전 체계를 갖춰 특별한 고객 경험을 선사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조원태 회장은 "전 세계적 트렌드인 미니멀리즘 등을 반영하기 위해 국내외 디자이너들을 불러 모아 시안을 받았고, 정체성의 핵심인 태극무늬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국적항공사로서의 책임감으로 깊은 고민을 했다고도 강조했다.
새 로고는 고유 색인 푸른색과, 기존 태극문양을 유지하면서도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해 세련된 이미지를 구현했다. 태극문양 옆 항공사명 로고타입 KOREAN AIR 디자인 또한 국적항공사다운 격식을 담았다. 조 회장은 선제적인 CI 공개가 통합 작업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양사 통합 시 250대의 항공기를 도색해야 하기 때문에 통합 완료에 앞서서 미리 CI 및 도장을 공개한 것"이라며 "통합 이후에는 우선적으로 아시아나항공 항공기도 도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관과 함께 대한항공은 기내 서비스도 새롭게 단장했다. 이날 오전 대한항공은 그랜드하얏트 인천에서 약 15년 만에 새로 선보이는 기내식 메뉴 및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공개했다. 조원태 회장은 "최고의 경험"을 고객들에게 선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통합 이후 더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년간 연구개발했다는 설명이다.
데이비드 페이시 대한항공 기내 서비스 및 라운지 부문 담당은 "통합을 계기로 서비스 변경이 필요하다고 보고, 15년 만에 새로운 기내식 등을 선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2년간 팀원들이 국내외 여러 곳의 서비스를 경험해 보고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준비할 수 있었다"며 새 서비스 공개의 소회를 밝혔다.
기내식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세스타(Cesta)의 김세경 오너 셰프와 협업해 새로 개발했다. 새 기내식을 직접 설명한 김세경 셰프는 "파인다이닝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는 철학이 있었다"며 "기내 환경을 고려해 테스트도 해보면서 고객들의 감각을 고려해 맛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일각에서 독과점으로 인한 서비스 품질 저하 우려가 있는 것에 대해 "국내 유일 국적기가 되지만, 인천에 취항한 외항사가 50곳이 넘을 정도라 독점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절대 서비스 품질 저하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겠다"고 전했다.
업계 관심을 모은 새 유니폼 디자인과 관련해서는 "효율적으로 공개하려면 완전히 통합하는 날에 보여주는 게 좋을것 같아서 그 시점에 맞춰서 개발 중"이라며 "기존 유니폼 반응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상당히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큰 마일리지에 대해서도 조 회장은 "가장 민감한 문제라고 알고 있고, 모든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통합하고 합리적으로 하는 게 목표"라며 "현재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지만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또 4년간의 합병 과정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코로나19부터 합병을 결정하고 각국 승인을 받기까지의 여정에 대해 그는 "코로나가 터졌을 때는 앞이 깜깜했지만, 화물 터미널을 돌아보면서 희망을 느꼈다"며 "직원들이 합심해 성공적으로 위기를 넘겼고, 이 상황에서 합병 제의를 받았을 때 1초도 망설이지 않고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양사 계열 저비용항공사는 진에어 중심의 3사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경쟁관계여서 화학결합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반응이 예상보다 괜찮았다"며 "운영의 기본 원칙은 똑같기 때문으로,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대한 얘기는 계속 나왔지만, 기본적으로는 에어부산 직원도 한 가족으로 생각하고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부산이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이고 신공항 개항 이후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예정이라, 진에어가 에어부산과 합병되더라도 그 포지션은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