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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정중동’ 수주행렬 삼성重… 1년새 현금 60% 쌓고 R&D 20%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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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04. 09. 06:00

현금자산 64% 늘린 9560억, 올해 설비투자 2배
지난달 국내 조선사 전체 수주 중 삼성중공업 절반
원유운반선 4척 수주 등 연간 목표 22%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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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10여년만에 맞은 조선업 호황, HD현대와 한화오션이 특수선을 비롯해 미국 시장을 놓고 치열한 사이 삼성중공업은 자산을 팔아 곳간을 채우며 친환경 선박 중심 초격차 기술력을 쌓고 있다.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부채비율을 관리하는 동시에 크게 불어나는 현금 유동성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부으며 확실하면서도 신중한 행보로 불확실성을 정중동 돌파 중이다.

특히 최근 미국이 중국 견제 정책으로 중국 선사가 운항하는 선박 또는 중국산 선박이 미국에 입항 시 수수료 부과 방침을 검토 중이다. 이에 글로벌 해운사들은 미국의 중국 견제책의 대안으로 한국 조선소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에서 생산한 원유를 나르는 운반선 셔틀탱커를 중심으로 수주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는 총 17척이었는데 이 중 11척을 삼성중공업이 담당하면서 절반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올해 삼성중공업은 매출 목표를 지난해 대비 6% 늘린 10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35.3% 확대한 6300억원을 앞세웠는데, 그만큼 외형 보다는 내실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9560억원으로 전년대비 63.8%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현금 자산이 급격히 증가한 데에는 지난해 연말 판교 R&D센터를 4000억원에 처분한 영향이 반영됐다. 당시 삼성중공업은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고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사옥을 매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대외적으로 선별 수주와 제조 과정에서 스마트 혁신을 꾀하고 있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24시간 운영 가능한 미래형 조선소를 목표로 DT(디지털 전환) 기반의 생산 자동화에 AI 트랜스포메이션을 결합한 획기적인 자동화 공정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시설투자 비용도 매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이 작업장 합리화를 위해 생산설비 등에 투자한 비용은 1733억원이며, 올해는 약 2배 늘린 3599억원을 생산 능력 증가를 위해 투입한다.

R&D 비용도 지속적으로 늘린다. 삼성중공업의 2022년 R&D 비용은 약 616억원이었으며 2023년에는 11.7% 늘려 688억원을 지출, 지난해에는 21.5% 늘린 836억원이었다. 연구개발 실적을 보면 LNG 외업 생산공정 자동화 개념설계, 옥외 크레인 원격 조종 시스템을 비롯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미래형 무인선 개발, AI 데이터 기반 운항 최적화 솔루션 등 자동화와 미래형 선박 개발이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지난달 삼성중공업은 셔틀탱커 9척과 초대형 에탄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2조4000억원이다. 셔틀탱커는 삼성중공업이 1995년 국내 조선업 최초로 건조해, 이번 수주를 포함해 최근 10년 간 전 세계에서 발주된 51척 중 절반이 넘는 29척을 수주해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또한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현재 논의 중인 부유식 액화 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프로젝트들이 있어 조만간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원유운반선 4척의 추가 수주를 알리기도 했다. 금액은 4778억원으로, 삼성중공업은 총 22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목표 98억 달러의 22%를 달성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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