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투표서 선출 실패....기민·기사·사민당 연정 운영 불안 요소
경제 재건·재무장 등 과제...법인세 인하, 국방비 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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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츠 총리는 이날 오후 독일 베를린 연방하원에서 실시된 2차 투표에서 전체 630표 가운데 325표를 얻어 선출됐다. 이후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메르츠 신임 총리 및 17명 장관으로 구성된 새 내각을 임명하면서 새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 메르츠 독일 총리, 2차 투표서 선출, 공식 취임...7일 프랑스·폴란드 공식 방문
1차 투표서 선출 실패....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사회민주당 연정 운영 불안 요소
메르츠 총리는 이날 오전 1차 투표에서 310표를 획득, 최소 과반인 316표 이상을 확보하지 못했다.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CDU와 기독사회당(CSU)·사회민주당(SPD)에서 최소 18표가 그에 투표하지 않은 것이다. 사전 합의된 총리 후보가 1차 투표에서 연방 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사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었다.
이에 '충격적인 패배' '청천벽력' '수치'라는 평가가 나왔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정치적 위기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메르츠 총리는 당초 이날 오전 9시 총리로 선출돼 오전 10시 30분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후 고향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자우어란트 지역에서 베를린으로 특별 수송한 10ℓ 맥주 통이 포함된 축하 행사를 가질 계획이었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전했다.
다만 7일 예정된 프랑스 파리와 폴란드 바르샤바 방문은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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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츠 총리가 전날 저녁 사민당을 방문했을 때 비판적인 질문은 있었지만, 마지막 분위기는 다소 긍정적이었다고 한 회의 참석자자 전한 것을 감안하면 이반표가 메르츠 총리 반대파가 아니라 부총리 겸 재무장관에 지명된 라르스 클링바일 SPD 공동대표에 대한 반대표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슈피겔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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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츠 총리는 독일 경제 재건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대응, 재무장 및 우크라이나 지원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관세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값싼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 3년째 경기 침체를 위협하고 있다며 메르츠 정부는 법인세 인하, 에너지 가격 인하 등 경제 성장을 되살리기 위한 계획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메르츠 총리는 지난 3월 18일 연방 의회를 통과한 기본법(헌법) 개정안에 따라 재무장에 나서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법 개정안은 국내총생산(GDP)의 1%를 초과하는 국방비는 부채한도 규정에 예외를 적용한다는 내용이 골자이며 국방비를 최근 논의되고 있는 GDP 대비 3.5%까지 늘릴 경우 연간 1500억유로(236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는 유럽과 범대서양 문제에서 독일의 리더십을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이는 유럽의 미래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썼다.
유럽 일각에서는 1989년부터 5년 동안 유럽 의회 의원으로 활동한 중진 정치인 메르츠 총리가 전임자인 SPD 소속 올라프 숄츠 전 총리보다 더 유럽 친화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엑스 글에서 "프랑스와 독일 관계와 인식을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만들고, 주권을 위한 유럽 어젠다는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엑스를 통해 "우리는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유럽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