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단속 항의 시위, 점차 약탈로 변질
트럼프, 주방위군 4000명·해병대 700명 LA 배치
시위 전미로 확산
뉴섬 주지사, 트럼프 명령 취소 가처분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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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 배스 LA 시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LA 다운타운(LADT) 지구 내 주요 시위 지역인 1제곱마일(약 2.6㎢)을 대상으로 이날 저녁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발령했다고 밝혔다.
배스 시장은 야간 통행금지령이 수일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속 여부는 추후 다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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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스 시장은 "로스앤젤레스 시내에 지역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반달리즘(공공시설 등의 파괴·훼손)과 약탈을 막기 위해 통행금지령을 발령한다"며 "지난밤 23개 사업장이 약탈당하고, 반달리즘의 속성이 광범위하게 확산한 뒤 우리는 그것이 필요한 기준점에 도달했다"고 이번 조치 배경을 설명했다.
짐 맥도널 LA 경찰국장은 이 자리에서 전날 114명에 이어 이날 도심 주요 고속도로인 '101 프리웨이' 불법 점거자 67명 등 19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해 지난 6일 시작된 시위는 지금까지의 미국 주요 시위 때와 마찬가지로 상점 약탈 및 파괴 행위로 변질하고 있다.
LA 지역 방송 KABC는 지난 며칠간 약탈을 저지른 이들이 아디다스 매장과 애플 스토어, 약국, 보석 상점 등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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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시위, 전미로 확산, 주말 미 육군 창설 250주년 열병식서 트럼프 반대 시위
시위는 점차 수도인 워싱턴 D.C.와 최대 도시 뉴욕, 그리고 민주당 텃밭 시카고, 샌프란시스코·애틀랜타 등 주요 도시로 확산하고 있다.
이런 전미 시위는 적어도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14일 토요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이자 미국 육군 창설 250주년 군사 열병식 행사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라는 뜻의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전미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NBC방송 등이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에서의 대규모 군사 열병식 과정에서 시위자가 있으면 '엄중한 무력(heavy force)'에 직면할 것이라며 강경 진압을 경고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주방위군과 해병대 병력을 LA에 추가로 배치하면서 시위가 완전히 중단될 때까지 주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주방위군 2000명의 배치를 명령했는데, 8일 300명, 9일 1000명으로 늘어났고, 이날 2100명이 배치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 국방부는 피트 헤그세스 장관이 전날 지시한 해병대원 700명과 함께 주방위군이 총 4000명 배치된다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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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확전 선택...LA 전역에 군 저인망 투입...굴복하지 말라"
이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에 대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긴급 가처분 신청을 냈다.
뉴섬 주지사는 엑스(X·옛 트위터)에 "나는 방금 LA에 트럼프의 불법적인 해병대·주방위군 배치를 막아달라는 긴급 신청을 제기했다"며 법원에 제출한 신청서 표지 이미지를 게시했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가 미국 군대를 미국 시민들에게 맞서도록 하고 있다"며 "법원은 이 불법적인 조치를 즉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섬 주지사는 또 이날 저녁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확전'을 선택했다며 "폭력적이고 심각한 범죄자만 쫓겠다는 그의 언급 의도를 훨씬 넘어 LA 전역에 군의 저인망을 실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주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가 가장 원하는 것은 여러분의 충성 서약과 침묵, 그리고 이 순간(폭력 시위)에 연루되는 것인데, 그에게 굴복하지 말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