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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요원, 벨기에 정치인 이용해 서방 분열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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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12. 17. 16:06

파이낸셜타임스 보도, 중국 관련 사안 조종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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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서부 발칸 정상회의. 기사와 관련 없음. /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MSS) 요원이 유럽의 중국 문제 논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벨기에 정치인을 공작원으로 활용했다고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MSS 소속 대니얼 우는 프랑크 크레이엘만 전 벨기에 상원의원을 3년 넘게 정보 자산으로 이용해 서방 분열 작전을 시도했다

크레이엘만은 1999∼2007년 벨기에 연방 상원의원을 지내고 현재 북부 플랑드르 의회 명예 의원으로 있는 인물로, 이번 의혹에 따라 소속당인 플람스 벨랑으로부터 제명됐다.

FT는 대니얼 우가 홍콩 민주화 운동과 신장 인권 문제 등 다양한 사안에 영향을 미치고자 했다고 전했다.
우는 2022년 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유럽 의회 의원들이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의 사이를 갈라놓는 내용의 발언을 하게 만들라고 크레이엘만에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는 의원 2명이 미국과 영국 때문에 유럽 에너지 안보가 약화하고 있다는 공개 발언을 하길 원했고, "우리의 목적은 미국과 유럽 관계를 분열시키는 것"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크레이엘만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우는 또 다른 문자 메시지에서 중국의 위구르족 구금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준 독일 연구자 아드리안 첸츠를 공격하라는 임무를 받았다고 말하는 등 2019년~2022년 사이 오고 간 문자 메시지들은 우와 크레이엘만과의 관계를 뒷받침한다고 FT는 전했다. FT는 문자 메시지들을 서방 안보 소식통에게서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자 메시지에는 크레이엘만과 다른 이들이 도움을 주는 대가로 얼마를 받게 될지 등 돈에 대한 대화가 여러 차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중국 정보당국이 국제 세계의 정치적 논의를 자국에 유리하게 조종하기 위해 어떤 방식을 쓰는지 보여준다고 짚었다.

벨기에 주재 중국 대사관은 우 관련 사건들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FT에 밝혔다. 다만 벨기에 수도 브뤼셀은 EU 집행위와 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다수의 국제기관이 모여있어 첩보 활동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국가안전부에 관한 내용을 다룬 책 '스파이들과 거짓말들'의 저자 알렉스 조스케는 "국가안전부는 수십 년 동안 중국에 관한 정책과 국제적 담론을 형성하려 해왔다"면서 "학자, 정책입안자, 기업 지도자들과 정치인들을 고용하고 조종하는 것은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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