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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與, 위헌논란에도 법왜곡죄 강행하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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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2. 24. 00:01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이르면 24일 국회 본회의에 법 왜곡죄 등 이른바 '사법부 장악법'으로 불리는 3대 사법 관련 법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법 왜곡죄와 재판소원제 등에 대해 당내에서조차 위헌 논란이 제기됐으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된 원안대로 강행 처리키로 한 것이다.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사법제도의 근간을 바꾸는 사안인데도 개헌논의는커녕 여론수렴을 위한 공청회조차 제대로 거치지 않았으니 절차적 흠결이 심각하다.

민주당은 22일 의원총회에서 "추가 수정없이 법사위 통과안대로 신속히 처리하자"는 당내 강경파들의 목소리대로 사법 관련 3법을 통과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도 일부 의원들은 법 왜곡죄 도입에 대한 위헌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받자, 당내에서 법 왜곡죄 도입의 시급성을 강조하는 강경론에 힘이 실렸다고 한다. 재판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판사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만들겠다니 그야말로 다수당의 '입법 횡포'라 할 만하다.

법 왜곡죄 도입을 위한 형법 개정안은 판사나 검사가 수사·기소·재판 과정에서 법리를 왜곡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의도적으로 법령을 잘못 적용하거나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한 경우,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을 인정한 경우 등을 법 왜곡으로 간주한다. 민주당 내 강경파들은 이 조항을 형법에 신설하면 지귀연 재판부의 '윤 전 대통령 구속 취소결정'과 같은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의도적' '경험칙' 등의 애매한 단어로 위법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이나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 무엇보다 '왜곡'이란 잣대로 판검사를 압박하면 수사나 재판에서 정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사실상 4심제 성격의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 역시 위헌성이 짙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헌재가 최종 판단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다.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는 헌법 제 101조와 충돌할 수 있다. 게다가 무분별한 재판소원은 '소송지옥'을 초래하고, 변호사 비용 등을 대기 어려운 서민들만 소외당하는 결과를 낳을수 있다. 연간 1만5000여 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재판소원을 현재 9인 체제인 헌재가 감당하는 것도 물리적으로 어렵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라고 우려하는 것은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사법관련 3법 강행을 "이재명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한 사법왜곡 시도이자 사법파괴 악법"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하지만 야당의 무기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뿐이어서 본회의 처리를 며칠 늦추는 효과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제 기댈 곳은 헌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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