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변화 가능성
사상 최대 규모 의원 소환 투표
|
'대파면'으로도 불리는 이번 파면투표는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정권의 지지 속에 일부 지역 시민단체가 추진한 것으로 국민당 의원들이 보인 친중 행보로 인해 촉발됐다. 이들이 라이 정부의 국방비 지출 예산을 삭감하는 등 국가 안보를 해치고 중국에 유리한 의제를 입법원에서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파면투표 대상이 된 국민당 의원은 총 31명에 이른다. 이중 24명에 대한 투표는 이날 실시됐다. 또 장치천(江啓臣) 부입법원장(국회부의장)을 포함한 7명에 대한 파면투표는 내달 23일 실시될 예정으로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대만은 과거에도 파면투표를 실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규모가 크지 않았다. 중국까지 주목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번 투표는 현재의 '여소야대' 정국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끌고 있다.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은 지난해 1월 대선에서 승리했으나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는 51석을 얻는 것에 그치면서 다수당이 되지 못했다. 반면 국민당은 52석을 차지하면서 제1당이 됐다. 민중당은 8석을 확보했다. 여야 어느 당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 그러나 이번 투표로 야당 의원이 자격을 무더기로 잃게 될 경우 향후 실시될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여대야소 구도로 바뀔 수도 있다.
이번 투표는 아주 간단하게 이뤄진다. 유권자들이 그저 대상 의원들의 해임에 찬성하는지에 대해 간단히 '예/아니오'로 응답하면 된다. 대만 공직인원선거파면법에 따르면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고 해당 선거구 유권자의 25% 이상에 이르게 될 경우 파면이 확정된다.
투표는 오후 4시까지 이어지고 개표는 즉시 진행된다. 결과는 이날 저녁 늦게 나올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재보궐 선거는 대만중앙선거위원회가 내달 1일 투표 결과를 공식 발표한 후 3개월 내에 실시된다.
중국 역시 투표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이번 파면투표와 관련, "라이 총통이 민주주의를 가장해 독재를 하고 있다. 반대파를 억압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친중 의원들 다수가 파면될 경우 입법원을 대만 독립을 주창하는 민진당이 장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